역시 3·4분기가 마지노선입니다. 미국 경제를 총괄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7~9월에는 경제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기업들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수요 측면이 반등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투자은행(IB)이 생각하는 ‘V자’ 반등입니다. 앞서 나온 의회예산국(CBO)의 예상과도 흐름이 같은데요. CBO는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4분기 -0.9%를 시작으로 2·4분기 -11.8%를 거쳐 3·4분기 5.4%, 4·4분기 2.5%로 회복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재무장관의 말은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측면도 있지만 당국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3·4분기에 회복한다는 것은 이때부터 나아진다는 뜻도 담겨있고, 최소한 그렇게 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 녹아있습니다. 얘기인 즉 이렇게 되지 않을 경우에는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한다는 뜻입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과 무게가 다른 이유입니다. 정부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지난해 연 2%에 턱걸이한 것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실제 므누신 장관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써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도 “자금이 모자라면 언제든 의회에 가서 타올 것”이라며 적극적이었죠. 공화당 내부에서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걱정이 나올 정도지요.
이는 미국 경제를 위해서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과의 연관성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11월에 대선이 있지요. 선거에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경제가 나아져야 재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를 증명할 수치가 필요하겠지요. 3·4분기에 살아나는 V자 반등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활동 재개에 목을 맨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결국 3·4분기에는 경제가 어떤 식으로든 살아날 가능성이 높은데, 중요한 것은 그 폭과 지속 정도가 되겠습니다. 선거 뒤에는 너무 빠른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다시 침체가 찾아오는 더블딥이 올 수도 있을 겁니다. 제프리 프랑켈 하버드대 교수의 말처럼 급격히 늘어난 부채가 추가적인 진작책을 막을 수도 있겠구요. 어쨌든 미국 경기 흐름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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