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7일 조 전 장관 5촌 조카 ‘사모펀드 의혹’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의 공소사실과 연관된 내용은 증언을 거부하는 등 검찰과 신경전을 폈다. 그는 조 전 장관의 조카 조범동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거나 투자자금이라는 단어를 쓴 것 등 일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범동씨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당초 지난 20일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출석을 거부했고, 재판부가 과태료 400만원을 부과하고 강제구인 가능성을 제기하자 법정에 나왔다. 다만 정 교수 측은 과태료 부과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과거 조씨와 주고 받았던 문자메시지 등을 재차 공개하며 투자와 관련해서 논의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앞서 정 교수의 재판에서도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 사는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백지신탁 의무를 지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증거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극히 사적인 대화인데, 이 자리에 증인이라고 나왔으니 말하겠다”며 “언론플레이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씨가 제게 ‘강남 건물로 사시죠’라고 해서, 마음이 업(UP) 돼서 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1억 5,000만원의 횡령 혐의와 관련, 조씨에게 ‘투자자금’이라는 말을 사용한 데 대해선 “전공이 문학인데, 말에 대해 적응력이 뛰어나 상대방 말을 따라 쓰는 경향이 있다”며 “상대방 말을 따라 한 것”이라고 했다. 본인 손에서 돈이 떠난 것을 투자라는 의미로 썼다고도 주장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16년 조씨에게 ‘늘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새해에 더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낸 데 대해서도 “자신은 항상 에티켓으로 남들에게 고맙다고 하는 성격”이라고 항변했다. 코링크PE를 보유하기로 하고 조씨에게 유상증자 사실을 알려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청약한 적 없다. 안 한 게 확실하다”며 “하지 않은 것은 기억 못하는 성격”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 외 대부분 사항은 기억이 나지 않거나 본인의 공소사실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은 2015년 12월 조씨가 정 교수에게 보낸 ‘펀드 해약은 순조롭게 되었느냐’, ‘수익률 15~19%가 나올 듯하다. 전에 말씀 드렸듯 이번에 같이 들어가시면 될듯하다’ 등 문자메시지 내용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의 계좌에서 정 교수의 계좌에 전자금융 방식으로 8,500만원 송금한 사실을 기억하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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