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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40대·경제통’ 대선후보론에…보수, 또 싸우나

홍준표 ‘뇌물전력’ 거론, 맹비판 지속

유승민계 김종인 “특정후보 의도있다”

유의동, “단순 나이로 정치 희화화”

당내에서 비박계 중심 비대위 우려도

이날 당선자총회·전국위원회 분수령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지난 3월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수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보수진영 계파 간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연일 김 전 위원장을 맹비판하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이어 친(親) 유승민계 의원들이 대거 나서 비대위의 정당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를 ‘40대·경제통’으로 지목하면서 당내 갈등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비박계 중진들이 모여 ‘김종인 비대위’를 밀어붙여 사태가 당권 투쟁 형태로 터져 나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 오전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비대위와 당내 중진들을 비판하는 글을 또 올렸다.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사태로 당이 혼란에 휩싸였는데도 불구하고 다선 중진들이 함구하고 침묵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금 지나 당의 혼란이 수습되면 그때사 슬그머니 나와 당 대표를 하겠다 국회부의장을 하겠다, 원내대표를 하겠다고 아마 설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김 전 위원장이 과거 뇌물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당시 검사이던 자신이 자백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연일 ‘김종인 불가’를 외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총선 참패 직후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카리스마가 있다”며 비대위원장에 동의하다 이후 돌연 반대로 돌아섰다. 비대위의 권한과 기간에 대해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전권을 요구했다는 명분이었지만, 김 전 위원장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홍 전 대표 등 당내 대권 주자들 거론하며 “지난 대선에서 시효가 끝났다”고 발언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김 전 위원장은 유승민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미안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는가”라며 “가급적이면 70년대생 중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홍 전 대표와 유 의원, 안 대표 등 중도·보수·개혁 진영 유력 대선주자들이 들어설 비대위에서 모두 ‘유통기한 완료’ 판정을 받자 계파 의원들의 비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정치토론회’에서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이 개회사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친유승민계로 알려진 조해진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종인) 본인이 (대통령 후보를) 만들 때까지 있고, 본인 손으로 만들겠다고 그랬고, 만드는데 홍준표나 유승민, 안철수는 아니다, ‘자격이 없다’ 해버렸다”며 “그러고는 연령대를 봐서 경제전문가라고 딱 박아버렸다”고 했다. 이어 “(머리 속에) 누군가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또 과거 유승민 캠프에서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유의동 의원도 이날 CBS와의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생물학적으로 40대나 이런 거 따지기보다 얼마나 준비되고 훈련됐나, 이런 부분들이 중요하고 시대정신 이끌 분이냐 이런 게 더 중요한 요소 아닌가”라며 “그런 요소 능력들을 40대 인분이 갖춘다면 훨씬 좋겠는데 단순 나이로 제한하는거 정치 희화화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내에선 조경태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최고위원들이 “김종인 비대위 외엔 대안이 없다”며 밀어붙이는 것을 꼬집었다. 유 의원은 “(비대위를 의결할) 전국위원회 이전에 당선인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거쳐지지 않는다면 훨씬 더 큰 내홍 있을 것”이라며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절차적 정당성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 의원도 “야당이 심판받은 건 사실인데 그 심판을 받은 건 20대 국회가 심판받은 거다. 21대 국회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 잘하기 위한 방향 설정을 하고 과제 설정을 하고 가는 게 맞고, 그렇게 해서 정상 체제로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를 구성해서 하다가 안 되면, 그리고 심각한 위기가 오면 그때 가서 우리가 해 봤는데 21대 새로 시작하는 우리도 역시 역부족이다, 그때 가서 비대위를 논의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도 안 했는데 시작부터 국민들로부터 위탁받은, 당 운영을 위탁받은 21대 당선인들은 뒤로 빠지고 외부에서 데리고 와서 당권 맡겨서 당신들이 주인 돼서 ‘당을 한번 이끌어 보십시오’ 이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서울경제DB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를 과거 친박계와 싸운 비박계 중진들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의 당위론 자체를 이들이 만들고 과거 친박계를 배제한 당권 장악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부산지역 중진과 충청지역 중진이 김종인 비대위를 밀어붙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김종인 비대위가 끝나면 이들이 결국 당권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판단했다.

한편 통합당은 이날 오전 당선자 총회, 오후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당원들의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전국위가 의결정족수(전체 630명 과반·315명)를 채우고 과반 찬성을 하면 김종인 비대위는 출범한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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