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해지자 서울회생법원이 ‘원격영상재판’ 활용에 나섰다. 회생법원이 원격영상재판 진행 방침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소속 판사 회의를 통해 원격영상재판 활용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 법원 내에 영상재판심문실 두 곳이 만들어졌고, 내달 초께 4개의 영상재판심문실이 추가로 완공될 예정이다. 영상재판심문실은 일반 법정과 달리 원격 연결에 필요한 장치를 갖춰야 한다.
6개의 영상재판심문실이 완공되면 일부 재판기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일에 영상재판이 이뤄질 전망이다. 영상재판 활용이 결정된 이후 현재까지 파산 선고, 이해관계인 심문, 대표자 심문 등 총 3회의 영상재판이 진행됐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관계인집회 등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기일에는 영상재판 활용이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제외한다면 영상재판을 가능한 한 널리 적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일에 영상재판을 활용하겠다는 회생법원의 이번 방침은 다른 법원들의 앞선 권고와 적용 범위가 다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컸던 지난달 2일 서울고법은 변론준비절차 시에 한해 영상재판을 활용하라고 소속 민사재판부에 권고했다. 같은 달 4일 서울중앙지법 역시 민사재판의 변론준비절차에 영상재판 방식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변론준비절차는 변론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재판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는, 민사재판의 한 절차다. 고법과 중앙지법에서는 형사재판을 제외한 민사재판 일부 과정에만 영상재판이 활용 가능한 반면 회생법원에서는 재판 과정 대부분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7일 영상재판을 더 활발하게 열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민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재판장 등이 기일 외에서 당사자와 변론준비절차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