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는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개발한 신규 표적항암물질(ICX-101) 관련 특허기술을 인큐릭스에 이전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인큐릭스는 이 항암물질 연구를 주도한 정경채 박사(국립암센터 이행성연구부 책임연구원)가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 정 대표는 “지난 20여년간 이 분야를 연구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도 성공하지 못했던 c-믹 관련 신규 표적항암물질을 개발했다”며 “c-믹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에 결합하는 것을 저해하는 최초의 약물을 상용화하기 위해 오는 6~7월 전임상시험, 1년 뒤쯤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국립암센터-한국화학연구원의 공동연구 성과에 인큐릭스의 기술력이 더해져 임상 적용이 어려운 약물의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암 치료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믹 단백질은 성장기에 많이 분비되지만 성인이 되면 생식세포 등을 뺀 대부분의 정상세포에선 ‘작동 스위치’가 꺼져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구 증식하는 암세포에선 이 스위치가 켜지면서 믹 단백질 분비가 활발해져 암세포 성장을 촉진한다.
정 대표는 “c-믹은 난소암·대장암·교모세포종의 66~78%, 림프종(BL·MCL)의 90~100%에서 과다발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폐암에선 L-믹, 뇌척수암에선 N-믹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ICX-101은 L-믹, N-믹에 대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c-믹, L-믹, N-믹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에 달라붙는 걸 차단하는 표적항암물질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개발된 c-믹 저해 표적항암물질은 표적을 정확하게 공략하지 못해 약효가 떨어지고 독성·부작용이 심해 임상 적용에 번번이 실패했다. 반면 ICX-101은 c-믹 등이 달라붙는 암세포 성장 촉진 유전자의 특정 부위(DNA-전사인자 결합 도메인)를 직접 겨냥, 표적에 대한 선택성은 높이고 독성·부작용은 줄여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기술 사업화를 희망하는 연구자에게 맞춤형 사업구조·성장전략 수립, 투자유치, 국내외 네트워킹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빌더’ 뉴플라이트의 도움으로 인큐릭스를 창업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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