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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국립중앙의료원,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하자”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17년째 답보 상태에 놓인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로 서울 중구 방산동 미군 공병단 부지를 제안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온 절충안이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향방이 주목된다.

박 시장은 2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일일브리핑에서 “1958년에 개원해 심각하게 노후된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의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함과 동시에 부설로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외상센터를 건립해줄 것을 보건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은 심각한 노후화로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2003년부터 이전을 추진해 2014년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내 부지로 옮기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박 시장은 “이번 제안은 지난 17년 동안 표류해 온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국가의 중심이 되는 공공병원을 바로 세워 인구의 절반인 2,500만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의 감염병 대응기능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광복 전에는 서울사대 부설초등학교가 있던 미군 공병단 부지는 한국전쟁 기간에 주한미군에 징발된 후 소유권이 서울대에서 미군 극동공병단으로 넘어갔다. 2008년 주한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결정되면서 부지 소유권을 놓고 국방부와 서울대가 갈등을 빚다 지금은 국방부로 소유권이 이관됐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원래 기능과 역할과 상관 없이 이전 계획이 방향을 못 잡고 17년간 표류하는 상황”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의 미군 공병단 부지 이전은 공공의료가 원래 해야 할 가치를 살리는 기회이자 아울러 진정한 도시재생의 일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원장도 “보이는 적과 싸우는 국방을 전통적인 국가안보라고 하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신종 감염병 대응은 비전통 국가안보 또는 국민 건강을 보장하는 보건안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전쟁 이후 전통적 국가안보 지키기에 일익을 담당했던 미군 공병단 기지에 국가중앙감염병 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서울시의 선언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서울시의 이번 제안에 대해 “부지 활용에 대한 공식 요청은 없었다”며 “앞으로 요청이 들어오면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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