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호텔업을 향해 “코로나19의 위기 앞에서 ‘일자리 지키기’라는 큰 역할을 해주셨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노사협력을 통해 ‘감원’ 대신 ‘고용유지’를 택한 호텔업계의 모범이 전 업종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을 찾아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호텔업의 현황을 청취하고 고용유지를 위한 노사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사용자와 근로자가 함께 뜻을 모으면 일자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 회장과 강석윤 전국 관광·서비스 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주요 호텔 4개사(워커힐·그랜드하얏트인천·더플라자·파르나스)의 노사와 현장 근로자들이 참석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자리에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호텔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업계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호텔·리조트업계의 피해액은 평균 객실 점유율이 10% 안팎으로 하락함에 따라 약 5,800억원에 달했다.
문 대통령은 “새해 들어서 외국인 관광객이 아주 크게 늘어나는 그런 희망찬 분위기 속에서 ‘2,000만 관광객 시대’를 준비했던 관광업계를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안타깝고 무겁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호텔 이용률이 크게 떨어졌고,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취업자 수가 크게 줄고 일시 휴직자가 급증하며 가장 먼저 고용 충격의 위기를 겪고 있는 곳도 관광업계와 숙박·음식업”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노사 상생을 택한 호텔업계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호텔업협회와 전국 관광·서비스 노동조합 연맹은 지난 3월 26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워커힐 호텔은 지난 3월 31일 순차적인 유급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자체적인 노사 상생안을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호텔업계 노사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모범적으로 함께 마음을 모았다”면서 “사측은 무급휴직이나 연차휴가를 강제하지 않고 휴업으로 일자리를 보전했으며, 노조는 노동쟁의 대신 협력적 노사관계에 합의했다. 구조조정 대신 고용유지로 일자리를 함께 지키자는 결의를 다졌다”고 격려했다.
황일문 SK네트웍스 워커힐 호텔 대표는 노사 상생협력의 배경에 대해 “특히 3월 들어서는 해외에서도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단기간에 이 코로나 위기가 극복되기는 어렵겠다라고 판단하게 됐다”면서 “그에 따라서 연차 소진이나 무급휴직 같은 단기 처방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유급휴직의 경우는 구성원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전 구성원들이 6개월 동안 한 달씩 순차적으로 유급휴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노조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투숙객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서비스와 특급 호텔 음식을 온라인 쇼핑에서 판매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주고 계신다”고 추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기업에 고용유지를 당부하는 한편 정부의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위기’가 거세게 닥쳐오고 있지만, 정부는 하나의 일자리도 반드시 지키겠다는 그런 각오로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관광숙박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 신설 등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우리는 외환위기 때 정리해고의 아픔 속에서 사회 안전망의 기틀을 마련했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자리 나누기’로 극복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위기도 연대와 협력을 통해 넘어서자고 독려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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