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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양성, 죽은 바이러스 검출된 것"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밝혀

재활성·재감염 가능성 매우 낮아

죽은 바이러스 1~2개월 뒤에도

PCR검사에선 양성 나올수 있어

오명돈(왼쪽)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등이 29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임웅재기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양성 사례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바이러스 재활성화나 재감염보다는 이미 죽은(불활성화된) 바이러스의 RNA가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29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활성화 가능성에 대해 “국립보건연구원이 재양성자의 검체에서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있는지 배양검사를 해봤지만 단 한명도 배양된 사례가 없었다”며 “따라서 바이러스학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B형간염·에이즈 바이러스와 달리 (사람의 호흡기 상피세포 등) 숙주세포의 핵에 침입해 핵산(RNA·DNA)과 통합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만성화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앙임상위는 또 코로나바이러스(HCoV-229E)의 인체 연구 결과나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동물실험 결과를 보면 첫 바이러스 감염 후 생체 내 면역력이 1년 이상 유지되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재감염됐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완치로 격리해제된 263명(26일 기준)이 이후 실시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바이러스 RNA 유전자가 다시 검출되는 재양성 사례가 나왔다. 그동안 코로나19 환자가 PCR 검사에서 음성(바이러스 RNA 미검출)으로 판정됐다가 완치·격리해제 후 검사에서 다시 양성으로 나오면 재활성화·재감염 또는 검사상 오류 가능성을 의심해왔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감염과 바이러스 증식은 호흡기 상피세포 내에서 발생하고 이 세포는 다른 상피세포에 비해 수명이 긴 편”이라며 “대부분의 재양성은 코로나19 완치 후 호흡기 점막에서 상피세포와 죽은 바이러스가 함께 떨어져 나와 PCR 검사상 바이러스 RNA가 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죽은 바이러스 RNA는 1개월, 심지어 2개월 뒤에도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퇴원·격리해제 후 다시 검사를 받은 사람 중에 발열·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도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재양성자가 다시 검사를 받은 이유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반반쯤 되는데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한 감기나 인플루엔자(독감)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함께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임상위가 1,868명의 확진환자를 추적 관찰해 분석한 결과 환자군의 연령 중앙값은 43세, 증상 발생에서 확진 후 입원까지는 5일이 걸렸다. 입원 당시 10.7%(200명)가 무증상이었고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환자는 7.1%(132명)였다.

입원 2일째, 증상 발현 후 7일째까지 경증인 환자 1,737명 중 입원 2주 후 임상적 중증도가 악화된 비율은 0.7%였다. 이 중 산소 투여가 필요한 중환자는 9명(0.5%),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 에크모(ECMO)가 필요한 위중환자는 3명(0.2%)에 그쳤다. 입원 2일째까지 산소 투여가 필요했던 96명 중 10.4%는 증상이 악화됐고 74%는 완화됐다. 65세 이상 경증 환자 중 중증도가 악화된 비율은 4.4%였다. 위중환자의 증상 악화 비율은 2.9%, 완화 비율은 60.1%였다.

방지환 중앙임상위 총괄간사(서울대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 산소투여가 필요 없는 경증 환자에서 의료기관 입원 후 3일째 혹은 첫 증상발생 후 8일째 경과 진행이 없을 경우 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 등 격리시설에서 경과를 관찰하도록 하는 등 현행 지침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임상위는 미국·독일 등에서 실시하는 항체검사에 대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데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려면 인구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 추출을 제대로 해 얼마나 되는지 꼭 검사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정확도 높은 검사법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 뉴욕시는 20%, 뉴욕주는 14%, 독일의 한 마을에서는 14%, 스위스 제네바는 5.5%가 항체 양성률을 보였다.

중앙임상위는 또 중앙감염병병원 설치를 사태 종식 이후 장기 과제로 미룰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구체화할 것을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28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부지를 전격 제안한 바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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