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베트남전 희생자를 넘어섰다. 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28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기준으로 이날 코로나19 사망자는 5만8,365명을 기록해 베트남전(1955~1975년) 희생자 5만8,220명을 웃돌았다. 지난 2월6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지 두 달여 만에 나온 결과다. 스콧 고틀리브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미국은 지금도 약 3만명의 신규 감염자와 거의 2,000명에 달하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며 당분간 상황이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워싱턴DC의 이코노믹클럽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겨울에 코로나19가 2차 유행할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며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확연히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코로나19 대응 노력과 성과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관련 행사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서는 하루 500만건의 검사가 필요하다는 질문에 “(검사건수를) 늘릴 것이고 머지않아 그보다 늘릴 것”이라며 “검사에서는 누구보다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국제선 항공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백악관은 미국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인구 수 대비로도 한국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은 540만건, 한국은 60만건 정도라 인구 수 대비로도 미국이 많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검사했다. 다들 한국 얘기를 계속하는데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이가 좋다. 그는 검사에 있어 미국이 얼마나 잘해왔는지 얘기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환자 속출로 잇따라 가동이 중단되고 있는 육류가공 업체에 생산을 계속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정부가 육류가공 공장을 필수 인프라로 지정하고 직원들에게 보호장비와 근무지침을 제공한다. 최근 타이슨 같은 대형업체가 생산을 멈추면서 다음주께 육류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판로가 막힌 농가도 위기인데 시장조사 업체 컨스앤드어소시에이트는 수주 내에 돼지 150만여마리를 살처분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내 육류생산 시설 80%가량이 폐쇄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며 “타이슨뿐 아니라 소고기와 닭고기·계란을 공급하는 공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퍼그 품종의 한 반려견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사람뿐 아니라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도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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