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이 점령했던 음원차트에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방송에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음원차트로 번지면서 이들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28일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신 김호중이 신곡 ‘나보다 더 사랑해요’를 발표하자 반응이 뜨겁다. 이 곡은 발매 직후 음원 사이트 소리바다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고, 멜론, 지니, 벅스 등 각종 음원 사이트에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또 연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등장할 만큼 신곡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할 만하다.
김호중뿐만 아니라 음원차트에는 이미 ‘미스터트롯’ 우승자 임영웅의 곡들로 줄을 이은 상황이다. 앞서 임영웅은 3일 신곡 ‘이제 나만 믿어요’를 발표하고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14위까지 오르고 벅스, 소리바다, 바이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곡은 지금까지도 차트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차트에는 29일 오후 2시 기준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47위, 임영웅의 ‘바램’ 56위, 영웅의 ‘보라빛 엽서’ 64위, 김호중의 ‘나보다 더 사랑해요’ 73위, 영탁의 ‘찐이야’ 74위, 임영웅의 ‘일편단심 민들레야’ 98위, 임영웅의 ‘배신자’ 99위 등 트로트 곡이 고루 자리 잡고 있다.
주로 ‘미스터트롯’ 관련 프로그램들에서 소개된 곡이 많은 상태지만, 트로트 가수들이 대형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나 음원 강자들 사이에서 달라진 위상을 펼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지난해 TV조선 ‘미스트롯’, MBC ‘놀면 뭐하니?’ 등 트로트를 소재로 한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트로트 장르가 음원차트에 진입한 횟수는 눈에 띄게 늘었다. 음원 사이트 지니뮤직에 따르면, 트로트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니TOP 200위권 차트에서 트로트 장르가 진입한 횟수는 1년 전 보다 5.8배 증가했다.
음원 차트에 트로트 곡들이 장시간 즐비한 것은 단지 열풍으로만 끝나지 않은 것을 의미힌다.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 이용자들이 실시간 차트 TOP100을 이용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차트에 있을수록 장기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신곡 발표에 대한 화제성 또한 달라진 모습이다. 주로 앨범 및 음원을 발표하기 전 곡 소개와 발매 일정 등을 홍보하지만, 사실상 트로트 가수들의 신곡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곡 발표일에 맞춰 가수의 이름과 곡명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해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런 결과들은 ‘미스터트롯’을 필두로 트로트 가수들이 아이돌 못지않은 강력한 팬덤을 지니게 된 영향이 크다. 음원 사이트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들도 나서서 응원하는 가수들의 음원 차트에 신경을 쓰고 있고, 그 결과 트로트가 전 연령대로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이제 ‘음원 강자’ 이름이 붙게 된 트로트 가수들이 음원 차트에서 또 어떤 성장을 이룩할지 주목된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