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시장이 일본처럼 급락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은 과거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당시와 상황이 달라 주택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펴낸 ‘현재 주택 시장 가격은 거품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의 골자는 ‘국내 주택시장은 아직까지 공급이 많지 않으며, 금융정책 또한 안정화되어 있어 거품 발생 및 침체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의 주택가격 변화의 원인은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감소가 아닌 것으로 진단했다. 일본을 제외한 OECD 국가의 자료에서도 생산가능인구 비중과 주택가격은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인구 1000명당 주택수 자료에서 한국은 하위에 속하고 있어 대규모 공급에 의한 침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금융정책의 급격한 변화와 초과 공급으로 일본 주택의 거품이 1986년부터 시작돼 1991년께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일본은 1986~1987년 경기활성화의 일환으로 정책금리를 5%에서 2.5%로 인하하고 주택가격 이상으로 대출(LTV 120%)을 시행하면서 과도한 자금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 거품을 유발했다.
이 시기에 주식은 연 28% 상승했으며 주거용 지가지수 역시 연 23%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1989년부터 거품을 잡기 위해 약 2년간 금리를 2.5%에서 6%로 대폭 인상하고 신규 대출을 막는 대출총량규제의 급격한 정책변화가 시행됐다. 이에 본격적으로 주택가격의 하락이 시작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2018년 기준 전국 104.2%, 서울 95.9%의 주택보급률을 보여 주택공급이 충분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주택보급률 100%란 누군가 이사를 가야만 다른 누군가가 이사를 올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경직된 시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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