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꽉 막히지 않았어”...민주노총, 인터넷 중심 시위=민주노총은 매년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마다 서울광장·광화문광장 등에서 3만 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를 개최해왔지만 올해는 규모를 대폭 줄이고 ‘인터넷 중심’으로 전환했다. 올해도 대학로·서울역·대법원 등지 등에서 행진을 하지만 소규모다. 노총 차원에서는 100명이며 산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공운수노조도 500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올해 노동절(근로자의 날) 대회는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해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측정과 손 소독 후 별도 집회 없이 간격 2m를 유지해 행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신 유튜브로 근로자의 날 행사를 방송했다. 지난 1일 오후 2시 개회선언을 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대회사·노래극·민주노총가 제창 등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래극 등은 이미 다 녹화를 마친 상태”라며 “예년에 비해 행사가 소규모로 축소돼 ‘노총 간부들이 쉬느냐’는 질문이 나오지만 인터넷 방송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올해 ‘투쟁 중심의 이미지 탈피’에 집중하고 있다. 2018~2019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에서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이어와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코로나 19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자 각종 노상 집회·시위를 취소하고 인터넷 중심으로 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꼭 대화는 하지 않고 투쟁만 하는 조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8일 총선을 앞두고 개최한 ‘사회대개혁 민중공동행사’ 역시 인터넷 중심으로 치른 바 있다. 전국 곳곳에 빈 의자를 설치해 놓고 중계하는 방식이다.
◇“특고와 함께”...한국노총, 대리운전기사 마스크 나눠주기=한국노총은 4월 30일 새벽 강남 논현역 근처에서 전국대리기사협회와 ‘마스크 나눠주기’ 행사를 벌였다. 대표적인 특수근로종사자(특고)인 대리운전기사의 산업안전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올해 한국노총은 특고·플랫폼종사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 조직화에 집중하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17일 특고·플랫폼 종사자 간담회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애로를 청취했고 이후 노총 차원에서 정부에 관련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플랫폼종사자·특고·프리랜서에 대한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한계가 있다며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국노총 안팎에서는 “요즈음 한국노총 답지 않게 기자회견을 너무 자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플랫폼 산업이 확대되면서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가 등장하고 있어 이분들에 대한 이해 대변을 위해 노총 차원에서 조직화 활동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18년 기준으로 민주노총의 조합원 수가 96만8,035명으로 한국노총의 93만2,991명을 앞지르며 ‘제1노총’이 바뀌자 조직화에 더욱 방점을 찍는 분위기도 있다. 민주노총이 한 해 만에 조합원을 20만 명 넘게 확대한 것은 비정규직 중심의 조직화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면서도 정치 대응은 쉬지 않는다. 근로자의 날 당일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지난 15일 총선에서 한국노총은 출신 국회의원 후보 10명 중 9명을 당선시키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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