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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미국산 제품 구매 안하면 무역합의 파기" 경고

"중국은 이제 구매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합의 종료"

1일 관세부과 위협 이어 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

中, 1단계 합의로 미국 농산물 등 250조 어치 구매키로

SCMP "코로나 직격탄 중국 경제, 미국산 구매여력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중국 책임론을 연일 제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자국 제품을 구매하라며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4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화상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2,000억달러(약 245조 원)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사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1차 무역협상을 파기하겠다”며 위협했다. 그는 “중국은 이제 구매해야 하고 그들이 구매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합의를 종료할 것. 매우 간단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공식 서명하면서 2018년 7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지 약 18개월 만에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일단락했다.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 합의의 골자였다. 미 당국자들과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은 4개 부문에서 향후 2년간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등을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비스 379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등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인 농산물의 경우 첫해에 125억달러, 두 번째 해에 195억달러 규모로 책정됐다.

하지만 중국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미국과의 구매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전분기의 6.0%보다 1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는 이번 발언에 앞서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도 경고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 코로나19 유래 문제와 관련 미국이 중국에 대한 자신들의 부채 의무를 무효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관세를 통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을지 모른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코로나19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왔다는 데 대한 높은 수준의 확신을 준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증거를) 봤다. 그렇다. 나는 (증거를) 봤다”고 두차례나 반복했으나, 그에 대해 부연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여러분에게 그것을 말할 수 없다. 여러분에게 그것을 말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1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그 점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다만 어떻게, 언제, 어디서, 왜…그것은 대통령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대중 관세 여부에 대해서도 “그것은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위협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무능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가오링윈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적당히 걸러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현 수준의 기존 관세가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손쓸 방법이 없다. 미국에 중국 이상의 손해를 끼치지 않고 신규 관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가오 연구원은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은 1단계 미중 무역 합의 이행을 중단할 것이며 양국은 다시 무역전쟁으로 돌아가 아무런 득도 없이 서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향후 무역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바이촨 대외경제무역대학 국제경제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경제가 이미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코미디 같다면서 대응할 필요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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