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회에서 미래통합당의 원내 지도부를 이끌 8일 원내대표 선거가 2파전으로 압축됐다. 영남권·충청권, 수도권·영남권 조합이다. 32석을 차지하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당선자들의 표가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원내대표 선거 후보 등록일인 6일 기준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갑)과 이종배 의원(3선·충북 충주), 권영세 당선인(4선·서울 용산)과 조해진 당선인(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로 선거 구도가 확정됐다.
앞서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김태흠 후보와 이명수 후보는 각각 출마를 철회하기로 밝혔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선거는 8일 오전 10시부터 약 5시간의 상호토론을 거친 뒤 15시께 투표해 결정된다. 당선자 과반 출석에 투표자 과반의 표를 얻으면 원내대표에 선출돼 21대 초대 원내 지도부를 구성하게 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고득표자와 차점자 사이의 결선투표로 결정된다.
통합당 당선인 84명 가운데 67%에 달하는 56명이 영남권이다. 영남권 표심에 따라 원내대표 자리가 좌우된다. 이 때문에 서울 지역이 지역구인 권영세 당선인은 경남이 지역구인 조해진 당선인과 손을 잡고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통합당은 이번 총선 패배로 ‘영남 지역 정당’ 전락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이에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의원도 충북이 지역구인 이종배 의원과 파트너로 출마했다. 통합당 내에서는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은 주 의원에게 표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 충청 의원과 수도권 의원들은 권 당선인을 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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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락을 가르는 표는 영남 중에서도 부울경으로 불리는 PK 지역이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받은 지역구 84석 중에서 56석이 영남, 이 가운데 32석(부산 15·경남12·울산 5)이 PK다. 전체 의석의 38%에 달한다. 다만 PK 지역 당선인들의 표는 주 의원과 권 당선인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원내대표 주자들을 두고 “계파는 의미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 의원은 이른바 ‘비박’, 권 당선인은 ‘친박’, 조 당선인은 ‘친유(승민)’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권 당선인은 주중대사를 끝으로 친박계와는 거리가 멀고 조 당선인도 과거 이야기”라며 “총선에 참패한 마당에 친박, 친황 등의 딱지를 떼려고 하지 붙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당내에서 주 의원은 부딪히기보다는 협상하는 전략가의 스타일을, 권 의원은 수도권 지역구와 중도·개혁 성향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의 최대 화두가 ‘김종인 비대위’에 더해 유력 주자들의 복당 문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는 주 의원과 권 당선인 모두 원내대표 경선 이후 당선자 총회에서 의중을 묻기로 잠정 결론 냈기 때문이다. 반면 공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태·상·동(홍준표·김태호·윤상현·권성동) 모두 보수진영에서 중진이자 차기 대권 주자로 평가된다. 이들이 복당하는 과정에서 새 지도부와 마찰을 겪을 수도 있다. 한 당선인은 “여론이 비등비등 한 것 같다”며 “복당을 두고 또 잡음을 내면 국민들 눈에 보기 좋지 않아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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