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의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 소시민들이 일상 속 희로애락을 털어놓는 창구였던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가 33년 만에 막을 내린다.
6일 MBC에 따르면 봄 개편으로 표준FM(95.9㎒)의 ‘싱글벙글쇼’ DJ가 팟캐스트 진행자로 유명한 정영진과 남성 듀오 캔의 배기성으로 교체된다. 강석과 김혜영은 오는 10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마이크를 놓는다.
1973년 10월 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싱글벙글쇼’는 시사 풍자 라디오 프로그램의 원조 격에 해당한다. 진행에는 허참, 송해, 박일, 송도순 등을 거쳐 강석이 1984년, 김혜영이 1987년 합류해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가 완성됐다.
강석과 김혜영은 30여 년 동안 평일은 물론 주말도 빼놓지 않고 라디오를 진행해 왔다. 특히 김혜영은 1988년 본인의 결혼식 당일까지 웨딩드레스를 입고 방송을 진행하는 ‘투혼’을 발휘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2005년과 2007년에 각각 MBC 라디오국에서 20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주는 골든마우스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김혜영은 “30여 년간 멍석을 깔아 맘껏 놀게 해줬으니 이젠 거둘 때도 됐다”고 하차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직장인처럼 매일 빠짐없이 다녔다”며 “‘잘렸다’는 개념이 아니라 정년퇴직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석 역시 “종영이 너무 아쉽다. 정년퇴직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청취자들은 이들의 하차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너무 아쉽다’ ‘마음이 아프다’ 등 청취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MBC시청자소통센터 ‘MBC에 바란다’에는 “싱글벙글쇼 진행자 교체를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MBC 라디오 싱글벙글쇼 강석 김혜영-하차반대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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