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분 차이로 언니와 동생이 됐다는 쌍둥이 모델 서현과 서윤. 큰 키에 압도당한 것도 잠시, 많이 닮은 듯 또 아주 달라 보이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큰 키에 마른 몸매, 동양적인 이목구비, 빠져드는 눈빛의 강렬함까지. 한국적이면서도 우월한 매력이 넘쳐나는 이들은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톱 모델의 아우라가 차고 넘친다. 그래서일까, 서로 얼굴과 어깨를 맞대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멋진 이중주를 보는 듯 했다.
아주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가진 특별한 쌍둥이 모델. 차별화된 자신들의 캐릭터로 자신들만의 길을 당당하게 걷고 있는 쌍둥이 모델 서현과 서윤을 만났다.
Q. 쌍둥이가 모두 모델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서현(언니): 키가 크면 유리한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도전하게 됐어요.
-서윤(동생): 원래 꿈이 기수였는데 키가 많이 크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키가 크면 좋은 조건이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다 이 직업을 알게 됐고 도전했습니다.
Q. 서현, 서윤은 어떤 모델인가.
-서현 : 유일하게 함께 해외 활동을 한 아시안 쌍둥이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윤 : 남들이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특성 있는 쌍둥이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쌍둥이고 싶다고 그렇게 될 수 는 없잖아요. 비슷하게 할 수는 있어도 똑같을 수는 없죠.
Q. 두 사람 모두 모델을 한다고 했을 때 가족 반응, 어려웠던 점은?
-서현 : 부모님께서는 저희 선택을 항상 지지하고 응원해 주셨어요. 모델 아카데미를 다니면서도 너무 런웨이에 서고 싶어서 지하주차장에서 워킹 연습을 하고, 서로 영상을 찍어주기도 했어요.
-서윤 : 부모님께서는 ‘너희가 원하는 길을 가라’며 많이 지원해 주셨어요. 제가 상처를 쉽게 받는 성격이라 신인 시절 ‘이런 성격을 고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느껴 엄청 노력했어요. 지금은 마인드컨트롤도 잘하고 조금 대담해졌다고 느껴요.
Q. 최근 근황은
-서현 : 해외 시즌마다 나가서 활동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너무 좋은 쇼에 오르게 되어 너무 뿌듯했어요
-서윤 : 해외에서 패션위크를 마치고 귀국해서, 최근에는 매일 승마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원래 첫 꿈이 말 타는 기수였어서 지금까지도 취미로 승마를 하고 있어요.
Q. 첫 데뷔 무대에 올랐던 느낌은?
서현 : 2016 S/S ‘노케(NOHKE)’ 컬렉션으로 데뷔했어요. 당시 쇼가 너무 간절했는데, 대타 리허설을 나갔다가 디자이너 선생님 눈에 띄어 쇼에 참여하게 됐어요. 첫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너무 긴장이 돼서 입술이 파래질 정도였어요.
-서윤 : 2016 S/S 이석태 선생님 브랜드인 ‘칼 이석태’로 데뷔했어요. 백스테이지에서 3시간 동안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나네요. 쇼에서 워킹 할 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앞도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실감과 감동이 한꺼번에 몰려왔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서현 : 해외 데뷔 시즌인 ‘지암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랑 ‘샤넬’ 쇼요. 그렇게 큰 쇼장은 처음이고 첫 해외 쇼다 보니까 만히 긴장됐었어요. 특히 힐이 얇아서 쇼 내내 실수하지 않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했어요. 워킹을 하고 들어오는데 땀이 등에서 다리를 타고 내려올 정도였거든요.
-서윤 : 저는 이번 시즌 런던에서 했던 ‘MM6’ 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MM6’ 쇼는 다른 쇼들과 달리 무대, 백스테이지, 프레젠테이션을 동시에 진행했어요. 이런 쇼는 처음이라 신기하고 새롭고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자신의 매력은?
-서현 : 도전 의식이 강하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실패도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요. 긍정적인 것이 제 매력이에요.
-서윤 : 다른 사람보다 도전 의식이 뛰어난 것 같아요. 지금 승마를 하고 있지만 일렉기타도 배우고 있어요.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기도 하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죠.
Q. 쌍둥이 모델의 장단점은?
-서현 : 다른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비슷한 느낌이 더블로 생기는 시너지 효과, 외롭지 않은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단점은 둘이 이미지가 겹치다 보니까 한 명이 발탁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해외에서는 저희 이름을 헷갈려 하기도 하고요.
-서윤 :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항상 옆에 있지만,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대가 있는 것이 장점인 거 같아요. 힘들 때 서로 끌어주고 어떨 때는 경쟁하여 성장하는 것이 장단점인 것 같습니다.
Q. 롤 모델은?
-서현 : 제 자신이요 롤모델을 정해놓으면 그 롤모델을 따라갈 것 같아요. 저는 누군가를 따라가지 않고 제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서윤 : 저도 저 자신이 롤모델이에요. 제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모델로 기억되고 싶은가? (모델 외 다른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면?)
-서현 : 최초의 동양인 쌍둥이 모델로 기억되고 싶어요. 지금 현재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모델과 승마 선수를 함께 활동하는 사람으로 기억에 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윤 : 현재 해외 활동하는 것보다 더욱 활발히 활동해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보고 싶어요. 저는 지금 승마 종목 중 장애물 비월을 하고 있어요. 빨리 달려야 하는 기수와는 다르게 장애물 비월, 마장 마술은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고 해요. 그래서 매일 장애물 비월을 연습하고 있어요. 프로급은 안되더라도 아마추어 선수로 입상하고 싶어요.
/양문숙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