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이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6일 선고일 연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항소심 선고가 오늘(7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날 공판에서 연기 신청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7일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준영과 최종훈 양 측 변호인은 전날 서울고법 형사12부(윤종구 최봉희 조찬영 부장판사)에 선고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일 변경이 신청됐다고 해서 반드시 선고기일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이날 공판에서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정준영과 최종훈이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가해자 측이 연기를 신청하는 경우는 피해자 합의가 가능할 때, 건강상 이유로 법정에 나오기 어려울 때 두 가지로 압축되는데, 두 사람의 경우 전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피해자 합의에 성공하면 중요한 ‘감경요소’가 될 수 있다.
앞서 두 사람은 일부 혐의에 대해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면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해왔다. 지난해 11월 29일 열린 1심 선고기일에서는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지난달 9일 결심 공판에서 원심 구형과 같이 정준영에게 징역 7년, 최종훈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에 따라 구속 기소됐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 연예인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범행에 가담한 유명 가수의 친오빠 권모씨 등에 대한 선고도 이날 이뤄진다. 이들은 1심에서 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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