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재정적자 공포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망설이고 있다고 합니다.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국가부채 급증을 우려하는 것인데요.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정문제에 대한 걱정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공화당 소속 존 케네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는 잠시 동안 멈춰서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봐야 한다. 그리고 경제가 다시 열린 후에 얼마나 많은 돈이 더 필요한지 들여다보도록 하자.”
최근 중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 증액을 포함해 4,810억달러를 승인한 의회는 지금까지 총 3조5,000억달러가량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재무부가 2·4분기에만 무려 3조달러에 가까운 채권을 찍을 예정인데요. 이번 분기 발행량만으로 이미 전년도(1조2,800억달러)의 두 배를 웃돕니다. 30여년 만에 20년 만기 국채도 다시 찍을 계획이죠.
결국 미국은 재정적자와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 의회예산국은 2020회계연도(2019. 10~2020. 9)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3조7,000억달러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지난해 4.6%에서 올해 17.9%로 급등한다고 내다봤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멈칫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부양책을 원합니다. 5일에는 급여세(payroll tax)와 자본이득세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다시 불을 당겼죠. 감세는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두고두고 나라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공화당이 급여세 인하를 마뜩찮아 하는 이유인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법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공화당의 ‘부채각성’이 내년 이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의회에서 부양예산을 삭감하면서 2012년에도 실업률이 8%대를 기록할 정도로 회복이 더뎠던 사례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재정은 신속한 집행이 핵심입니다. 제때 하지 못하면 효과가 반감되죠. 선거를 앞두고 마음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공화당을 어떻게 압박할지, 또 어느 수준에서 타협할지가 관건이 될 듯합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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