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경제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선제적 대비의 필요성을 얘기한 것이다. 세계 경제는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성장률을 전망하기 힘들 정도로 안갯속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와 우리 성장률을 -3%와 -1.2%로 내다봤지만 여기에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하반기부터 사라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팬데믹이 올겨울 또 확산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경우 세계 경제는 1차 팬데믹과 다른 차원의 위기에 봉착할 것이고 손조차 쓰기 힘들 수 있다. 네온스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기 탈출을 이끌어야 할 거대국가들은 각자도생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론까지 나올 정도로 격렬해지고 있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와 유가 폭락, 경제 냉전의 3각 파도를 헤쳐나갈 복합적이면서도 정밀한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긴박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을 퍼부었지만 곧 한계를 맞을 것이다. 더 깊은 위기의 늪에 빠질 경우를 상정해 경제 복원력을 키울 창의적 해법을 찾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디지털 기반의 ‘한국판 뉴딜’을 꺼내 들었으면서도 정작 원격의료는 법규 때문에 시행하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죽음의 터널을 빠져나갈 수 없다. 수출의 자유낙하를 만회할 수 있는 전방위 내수부양책을 마련하고 교육과 법률 등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숨 쉴 공간이 남아 있는 지금 작업에 착수해야만 수습 불가능한 혼돈 상황을 피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