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인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 내에 추가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미 언론 등에 따르면 앞서 확진된 직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의 설계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매파 핵심참모 스티븐 밀러(34) 백악관 선임 보좌관의 아내 케이티 밀러(28) 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낮 브리핑에서 “부통령 팀에 있는 한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케이티는 아주 멋진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그동안 검진에서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오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펜스 부통령실 대변인은 밀러 선입 보좌관과 ‘백악관 커플’로 두 사람은 지난 2월 화촉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케이티 밀러 대변인이 나하고는 접촉이 없었고, 펜스 부통령과 얼마간 있었다”며 “이에 따라 펜스 부통령이 검진을 받았는데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한 예방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부연했다.
밀러 대변인은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에도 자주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밀러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FDA 대변인은 한 국장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알고 곧바로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국장이 접촉한 확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 참모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미 언론들은 한 참모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에 펜스 부통령의 아이오와행 비행이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한 시간가량 지연됐으며, 이 참모와 접촉한 6명 인사들은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일단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에는 소니 퍼듀 농림부 장관과 척 그래슬리·조니 언스트 아이오와 상원의원 등도 동행했다고 CNN이 전했다.
CNN방송은 밀러 대변인이 언론인과의 접촉이 빈번함에 따라 백악관이 출입 기자 검진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펜스 부통령 참모 10명은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에는 백악관 경내에서 근무하는 군인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그 직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앞으로 매일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것(코로나19)은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악랄한 적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면서도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아무도 모른다”고 언급했다./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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