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신임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부친상으로 여의도를 비운 사이 통합당 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경선 승리 후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기정사실화 했다. 그는 “당선인 총회를 조속히 열어 현재 4개월에 불과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임기를 어떻게 바꿀지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에 통합당은 오는 15일 당선인 총회 겸 연찬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주 원내대표가 급작스러운 비보에 13일까지 여의도를 떠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그러자 당 안팎에서 비대위 체제에 대한 찬반부터 임기 등에 대한 각종 이견이 우후죽순 터져 나왔다. 통합당의 진로에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가장 목소리를 키운 인사는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다. 홍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비대위에 미련을 갖는다는 것은 당을 더욱 수렁에 빠지게 할 것”이라며 주 원내대표 중심의 자체 비대위를 꾸리거나 당을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전날에도 김 내정자를 “노욕과 감정을 주체 못 하는 80 넘은 노정객”이라고 비난했다. 김 내정자가 ‘40대 경제전문가’를 차기 대권 후보로 꼽으면서 대선 후보에서 배제된 홍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일부 중진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당선인 84명 가운데 40명인 초선들도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합동토론회’ 제안을 관철했던 초선 박수영(부산 남구갑) 당선인은 현재 10명 안팎의 동료 초선들을 모아 지도체제에 대한 총의를 모으고 있다. 박 당선인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현재 카톡으로 모여 비대위 찬반에서부터 임기까지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 다음 의총이 열리기 전 오프라인에서 만날 생각”이라며 “개인적으로는 김 내정자에게 총선백서 작성과 체제 정립 정도만 맡기는 게 낫다고 본다. 대권 주자 선정 역할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선 당선인들도 김성원·이양수 의원을 중심으로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매달 첫 번째·세 번째 수요일에 모임을 갖기로 한 이들은 이번 주 당선자 총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 13일 회동해 당의 진로에 대한 총의를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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