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연설을 통해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국민들에게 고령자와 약자에 대한 배려의 마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며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다. 또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재확산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10일 정 본부장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당국 입장에서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는 유흥시설·종교시설에 대한 우려를 많이 했는데, 그런 우려가 이태원 클럽의 집단발병으로 나타나 굉장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여파 등으로 전날보다 34명 늘어 4월 9일 이후 한달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 충북, 제주, 부산 등 전국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전국적 2차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는 “건강한 청장년층은 코로나19에 걸려도 큰 증상 없이 회복되지만 이러한 유행이 지역사회에 누적되고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이에 노출되면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 사실을 기억하고 국민들께서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태원 클럽 접촉자가 신변 노출을 우려해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역학조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클럽을 방문한 분들은 가족과 동료, 사회 안전을 위해 자발적인 검사와 방역 노력에 협조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유흥시설과 종교시설 등 고위험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 확산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는 것과 관련, 시설별로 위험 평가에 기반해 세부 지침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위험도 평가를 토대로 시설 폐쇄나 운영에 대한 정교한 지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시설을 유형별로 분류해 위험도에 따른 정교한 지침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차원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더라도 클럽 등 유흥시설은 영업 규제를 이어가야 한다는 건의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설별로 운영 자제 권고 여부를 차등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13일로 예정된 고교 3학년 등교에 대해서는 “현재 (이태원 클럽 관련)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고, 이 상황의 위험도나 고3 등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방침이 정해지면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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