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하나로 흑인과 백인을 하나로 묶은 ‘미국 로큰롤의 설계자’ 리틀 리처드(본명 리처드 웨인 페니먼·사진)가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7세.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골수암을 앓던 리처드가 이날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툴라호마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싱어송라이터인 고인은 로큰롤이 태동하던 시기 활동한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션 중 한 명으로 1950년대 중반부터 로큰롤의 고전으로 통하는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와 ‘투티 프푸티’(Tutti Frutti) 등 무수한 히트곡을 남겼다. 이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로큰롤의 창시자 ’ ‘로큰롤의 설계자’ 등의 호칭이 따라다녔다.
특히 그의 창법과 연주 등은 비틀즈 멤버인 폴 메카트니와 엘튼 존, 제임스 브라운 등 후대 가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매카트니는 자신이 대중 앞에서 부른 첫 곡이 비틀즈와 함께 녹음한 ‘롱 탤런트 샐리’ 라고 밝혔고, 밥 딜런은 고등학교 졸업앨범에 그의 희망이 ‘리차드와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가 유럽 순회공연을 할 때는 비틀즈와 롤링 스톤스가 오프닝 공연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은 인종 간 장벽도 무너뜨렸다. 리처드와 함께 공연한 밴드 관계자는 당시 미국 남부에서 공연을 할 때 백인과 유색인종의 객석이 나뉘어 있었지만 그가 공연을 한 후에는 언제나 이들이 뒤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전기작가 찰스 화이트는 그가 “나는 로큰롤이 모든 인종에게 화합을 가져다 준다고 항상 생각해왔다”며 “특히 인종 간의 장벽이 있는 남부에서 우리(흑인들)를 미워한다고 생각해 왔던 사람들이 이 같은 사랑을 보여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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