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는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법인세 인하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으로 공장을 다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도 발등의 불로 떨어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생을 위해 투자 유인책을 통한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세계 공장’은 선언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방역활동 모범국이라는 점 등을 내세웠을 뿐 기업 유치를 위한 방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규제 혁파나 노동개혁 방안 등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낙관적 시나리오가 국내는 물론 외국인 투자가들에도 공허하게 들린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투자 매력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반기업·친노조 편향의 정부 정책 기조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소득주도 성장을 실현하겠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를 밀어붙여 기업들을 나라 밖으로 내몰았다. 정부가 진정 세계 공장을 자처하려면 비정상적인 경제환경부터 되돌려놓아야 한다.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들이 마음껏 활동하게 만들고 노동시장 유연성도 보장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지금은 ‘경제 전시상황’이다. 낡은 제도와 관행을 전면적으로 바꾸고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해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할 때다. 우리 경제환경이 방역 수준에 버금가는 글로벌스탠더드로 바뀌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기업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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