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1일 “동학농민혁명 전개 과정에서 자치와 자립을 위해 설치했던 집강소와 외세의 침탈에 저항한 반외세 정신이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자주독립 정신의 모태가 됐다”며“정부는 민간,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의 합당한 평가와 계승을 위해 기념공원 조성, 유적지 정비 및 학술연구와 교류사업 등을 활발하게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전북 정읍 황토현 전적에서 열린 제126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박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황토현 전적지에 조성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이 2022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전에 개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전북지역에서 보여준 연대와 협력 정신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했다.
■지난 해 국가기념일로 지정, 공식행사 시작
동학농민혁명은 오랫동안 ‘동학란’ 등 지배 권력층의 관점에서 불리며 평가 절하됐고, 4·19혁명 이후에도 ‘동학혁명’ ‘동학농민운동’ ‘갑오농민혁명’ 등으로 뒤섞여 불리다가 2004년 국회의 특별법 제정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이란 공식 명칭을 얻었다.
이어 지난 해 2월 정부가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지난 해부터 공식적으로 기념할 수 있게 됐다.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인 5월 11일은 황토현 전승일에 맞춰 지정됐다. 황토현 전승일은 1894년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황토현 일대에서 최초로 전투를 벌여 동학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날이다.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 동학농민군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군과 격돌해 최초로 큰 승리를 거둔 날로, 이날을 계기로 농민군의 혁명 열기가 크게 고양됐고,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
한편 이날 126주년 기념 행사에는 박 장관을 비롯해 동학농민혁명 참가자 유족, 천도교 및 기념사업단체 관계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헌화와 분향, 기념사에 이어 영상 상영, 기념공연 등도 진행됐다. 지난 해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무총리 주재로 크게 진행됐으나 올해는 코로나 19 등의 여파로 역사 현장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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