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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위기 속 기회 찾기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류는 삶의 방식에 대전환점을 맞았다.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대의 생존, 나아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른바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한 담론 일색이다. 대면 소통이 본질적 요소였던 공연예술계 역시 스스로를 재정의하고 ‘언택트’라는 화두를 치열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콘텐츠 시장이 현장에 끼칠 부정적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세상의 흐름에 저항하기보다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전략이 필요한 시기이다.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불가항력의 사태에 대한 대안적 내지 병행적 채널을 갖추지 못한다면 공연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다소 진부한 표현인 듯하지만 ‘위기 속 기회 찾기’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슬기로운 자가 처방이다. 필자가 몸담은 서울시향은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왔지만 새로운 공연 형식에 대한 전향적 모색의 계기는 위기 속에서 급작스레 찾아왔다. 지난 2월 하순부터 위기경보 ‘심각’ 단계 발령과 함께 정기공연을 모두 취소하게 되면서 대안으로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언택트 방식을 통해 관객을 만나게 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관중을 향한 초유의 공연을 위해 철저한 방역 관리를 기본으로 오케스트라 편성 및 리허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선정하고, 국내 거주 연주자들 위주로 충분한 거리두기를 고려한 무대 배치를 고민하는 동시에 연주 현장의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음향과 영상을 구현할 팀을 찾아야 했다. 이러한 낯선 도전에 기꺼이 나서 준 프로덕션팀과 무엇보다 단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었다면 ‘함께 모여’ 작업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 마침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획이 준비돼 있던 베토벤의 위기 극복 정신(Beethoven Spirit)을 모티브로 삼아 회사 내 연습실에서 그리고 전문 공연장에서 대국민 헌정공연을 이어갔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상근해온 부지휘자가 포디엄에 올라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위기 속 기회 찾기의 모습이었다. 의료 방역 현장인들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국민을 응원하고 위로하기 위해 공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교향악단 가족들 역시 크게 성장했음은 물론이다.

이제 우리는 공연장에 언제 돌아가든지 뉴노멀 시대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기존 공연장 공연의 변화 및 온라인 공연으로의 전환이라는 양방향에 보다 유연하게 대비하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해 새로운 환경에 기민하게 적응하는 것은 녹록지 않지만 과거를 회고하기보다는 미래를 지향하는 관점의 커뮤니티가 더 성장하는 법이다. 위기에 한층 더 빛나는 이들의 공통적 역량은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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