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좀 더 경고를 많이 할 것…”
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과 관련 크게 후회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이츠는 최근 5년을 돌아보며 “(각국 지도자들에게)전염병 위험에 대한 경고를 좀 더 많이 하지 않은 데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강력한 경고로 각국이 전염병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의 표현이다. 그는 이어 “우리가 과거에 행동에 나섰더라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었고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5년 전부터 “전쟁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주장해 왔다. 2014년 WSJ와의 인터뷰에서는 “아직 세계는 전염병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2002~2003년 중국에서 발병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을 언급하며 “제2의 사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예견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이후 부인 멀린다 게이츠와 함께 세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백신 개발과 질병 추적 시스템 구축하고 전 세계 여러 지도자들을 만나 전염병의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 때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만나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원칙적으로만 동의를 했을 뿐 실질적인 투자에 나서지는 않았다.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맹비난한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밝힌 후 “나는 자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세계 지도자들이 이번 코로나19 비극에서 배운 것을 통해 앞으로 (팬데믹) 발생을 막기 위한 시스템에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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