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이 ‘독자노선’ 카드를 버리지 못하는 모습에 여야가 부딪히고 있다. 여당이 독자 교섭단체를 꾸릴 경우 카운터파트(상대)로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자 “정신 감정을 받아보라”며 막말 논란까지 빚어졌다.
백승주 미래한국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12일 미래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 패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김 원내대표를 향해 “정신건강에 대해 병원을 방문해 감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방했다.
이는 김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로서는 (한국당을 개별 교섭단체로) 인정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한데 따른 반발이다. 여당은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만들 경우 미래통합당에 상임위원장 몫을 주지 않겠다고 나섰다. 최악의 경우 177석의 의석을 이용해 교섭단체가 나눠 가지는 상임위원장직을 싹쓸이할 의사까지 내비치는 상황이다.
백 수석부대표는 이에 “불과 몇달 전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인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과 국회 운영 일정을 합의하지 않고 비교섭단체들과 ‘4+1’을 만들었다”면서 김 원내대표를 향해 “정상적 기억 능력이 있는지 병원에 가서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국회에서 교섭단체를 ‘패싱’했던 민주당이 입장이 바뀌자 적반하장 한다는 것이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도 합당을 21대 국회로 미루자는 입장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원 대표는 최근 들어 “지뢰를 제거하지 않고 지뢰밭을 건널 수 없다”며 합당보다 원흉이 된 선거법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법을 폐지하려면 21대 국회가 개원해야 한다. 한국당을 21대 국회까지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에 대해 “미래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를 운운하고 있는데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뿌리가 같은 한 몸통”이라며 제1야당을 향해 “한 몸통 두 마리 쌍두뱀”이라고 맹비난했다./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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