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인수·합병에 나서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NBC는 애플이 가상현실(AR) 스타트업 ‘넥스트VR’을 인수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인수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거래액이나 거래 조건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거래액을 1억달러(약 1,228억원)로 추정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 위치한 넥스트VR은 스포츠나 콘서트 같은 행사를 실시간으로, 또는 녹화해서 가상현실로 방송하는 데 주력해온 업체다.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의 하이라이트를 가상현실로 방영하기도 했다. 넥스트VR은 지난해 기준 투자자들로부터 1억1,6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직원은 95명이다. CNBC는 “이번 인수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로서 VR과 증강현실(AR) 기술에 진입하려는 애플의 계획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이미 AR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다른 AR·VR 관련 신제품이나 사업 계획은 밝힌 바 없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AR이 컴퓨터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난해 12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통신 소프트웨어 업체 ‘메타스위치 네트워크’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사들이 음성·데이터를 고객들에게 전송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또 공공 클라우드 인프라(기반 설비)에서 통신망 트래픽을 처리할 5G(5세대 이동통신) 제품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고객사들은 데이터센터의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더 빠른 속도로 추가적인 통신망을 확보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고객사로는 브리티시텔레콤, 스프린트, 보다폰 등이 있다. 거래액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CNBC는 이번 움직임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보급 확대를 도와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MS는 기업 클라우드 시장에서 업계 1위인 아마존(AWS)을 추격하고 있다.
MS의 이번 인수 발표는 이동통신 업체를 겨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어펌드 네트워크’에 대한 인수 절차를 완료한 지 3주 만에 나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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