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공공재개발 방식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하였다. 이번 방안에는 공공재개발 활성화, 유휴부지 확보 및 정비 등을 통해 2022년까지 서울 도심에 7만호의 주택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집값 안정세를 장기간 굳건히 확립하기 위해서는 투기수요 관리 못지않게 공급 측면에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추진배경을 밝혔다.
정부는 우선 오랜 기간 정체 중인 재개발 사업을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추진해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자로 참여해 구역지정부터 착공까지 소요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리츠(부동산간접투자)를 공공임대주택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공공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임대주택의 일부를 8년간 거주할 수 있는 시세 80% 수준의 수익 공유형 전세로 주거취약계층에 우선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임차인은 시세 80% 수준의 전세금만을 임대리츠에 지불하고 임대리츠의 주식을 배당받게 되며, 8년간 거주 후 전세금과 더불어 주식 배당금까지 같이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리츠방식의 공공임대가 기존 공공지원임대와 다른 점은 아래와 같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춰 최근 한국리츠협회에서는 리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장단 정례보고회와 제도개선위원회 발족식을 잇따라 개최키도 했다. 국회 및 관련 정부부처에 적극적인 의사를 개진하여 리츠시장 발전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리츠시장 발전 및 공모상장리츠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정례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재정 제도개선위원장은 “리츠업계의 지향점이 정부 정책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리츠산업이 국가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공모상장리츠 방식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리츠방식이 민간으로 확대적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국토부 대책은 공공임대주택에 한정돼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민간주택에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에 입찰한 대우건설이 현 로또분양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이와 유사한 전국민 공모형 리츠방식 사업을 민간시장에 최초로 제안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시장반응에 주목하면서 허용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부 대책은 서울, 수도권에 현실적인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임대주택 공급도 늘릴 수 있게 되어 주거 공급난 해소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가 선제적으로 공공임대주택에 리츠방식을 제시하면서 부동산 시장 전반에 리츠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이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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