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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장 나이순 배분에 뿔난 與 “형님 문화 잔재”

경선 통해 겨루는 야당과 달리

선수·나이 기준으로 배분 관행

총선 압승에 재선·3선 병목현상

여야가 오는 20일 열리는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법안과 n번방 방지 후속법안 등 처리를 위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연합뉴스




21대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재선, 3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수(選數)와 나이에 따라 배분하는 관행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당내 경선을 통해 상임위원장을 뽑는 다른 당과 달리 선수와 나이를 기준으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해왔다. 이번 21대 국회의 경우 총선 압승으로 재선과 3선 의원 ‘병목 현상’이 일어남에 따라 여느 때보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은 일제히 희망 상임위원회 신청과 배분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지난 15일 상임위 신청을 마친 가운데 통합당은 오는 20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주요 상임위는 18개(예산결산특별위원회 포함)로 상임위원장단은 국회법에 따라 6월8일까지 선출돼야 한다.



여야 지도부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상황에서 민주당 재선·3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 당만 나이순이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은 관행적으로 당 대표나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경험이 없는 3선 이상에게 상임위원장직을 맡겨왔다. 이전에도 선수·나이순 배분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21대 국회의 경우 재선·3선 의원 수가 급증하며 나이에 따른 불이익을 받게 될 의원들이 유독 많아진 상황이다. 특히 김태년 원내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여성 상임위원장 30%를 맞추겠다고 공약하면서 여성 상임위원장의 경우 재선 의원에게까지 순서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돼 남성 몫 상임위원장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21대 국회 민주당의 선수별 의석 분포를 살펴보면 재선은 50명, 3선은 25명, 4선은 11명에 달한다. 4선의 윤호중 사무총장도 아직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은 상황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반기·후반기로 임기를 나눈다 해도 나이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하는 3선 의원들이 속출할 수 있다”면서 “현재 50명에 달하는 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나이가 어린 사람들을 중심으로 관행을 고쳐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민주당 의원도 “미래통합당도 경선으로 겨루는데 우리 당에만 운동권 형님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일단 장관 출신은 배제하거나 1년씩 돌아가면서 위원장을 맡자는 등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최소 11개의 상임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위원장은 4선 윤호중 의원과 3선 박광온 의원, 정무위원장은 3선 이학영 의원, 국토교통위원장은 3선 윤관석 의원 등이 거론된다. 여성 의원 중에는 행정안전위원장에 3선 서영교 의원, 환경노동위원장에 3선 한정애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통합당도 3선 이상 중진 간 상임위원장 경쟁이 달아오르며 경선을 통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국회보다 의석수가 쪼그라들면서 상임위원장 자리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노리는 인사들이 특히 많다. 4선 김기현·권영세 당선인, 3선 김도읍·장제원 의원 등이 후보로 꼽힌다. 국토위원장에는 3선 이헌승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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