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갑질·폭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가해자 A(49)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차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를 강력 처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40만명의 동의를 목전에 뒀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상해와 폭행 등 혐의로 17일 A씨를 불러 조사했다.
A씨는 피해 경비원을 지속적으로 폭행했거나 협박했다는 의혹에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소환이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최 모 씨는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로 A씨와 마찰을 빚은 뒤 그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가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씨는 숨지기 전인 지난달 말 상해와 폭행, 협박 등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음성 유서를 통해 “A씨가 ‘너 이 XX 돈도 많은가보다, 고소하고. 그래 이 XX야, 끝까지 가보자, 이 XX야. 네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 끝나니깐.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너 백 대 맞고, 이 XX야. 너 길에서 보면 죽여버린다고’ 등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철저히 수사해서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는 입주민의 국민청원은 18일 오전 10시 현재 39만2천여명이 동의했다.
/김진선 기자/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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