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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선守法]수입 영상물, 국내 방영 대가로 관세 부과될까?

복제하지 않고 원본 방영했다면

수입영상물 관세 부과대상 아냐

조성권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우리나라 관세법상 관세는 물품과세라 수입물품의 수입신고시 그 물품가격에 대해 부과되는 것이다.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 권리사용료는 물품대가가 아니므로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입물품과 관련되고 권리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물품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물품가격에 포함시켜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다만 수입물품을 국내에서 복제해 재현할 권리인 ‘재현권’은 수입 이후의 문제인데다 수입물품의 가치와는 별도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유명상표 신발을 수입하면서 신발값으로만 1만원을, 상표의 대가로 1만원을 나누어 지급하는 경우 상표가 부착된 신발값에는 포함되어 있어야 할 상표권 대가가 제외되어 있으므로 상표권 대가를 신발값에 합쳐 2만 원에 대하여 관세를 납부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유명상표 신발을 국내에서 복제해서 판매하는 대가는 재현권으로서 관세를 납부하지 않는다

그러면 해외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와 같은 영상물을 국내에 수입하여 방영하는 대가로 수신료의 1%를 지급한 경우에는 어떠한가? 영상물을 인터넷으로 들여올 경우에는 수입되는 물품이 없어 방영권 대가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영상물을 CD나 마스터테이프에 넣어 고화질로 들여올 경우에는 수입되는 물품이 있어 문제가 된다. 세관은 해외 애니메이션을 마스터테이프에 넣어 국내에 수입하면서 마스터테이프를 수입신고한 때에는 애니메이션의 방영권은 재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세를 부과했다.



1심과 2심은 재현권은 수입물품을 재생산하는 것으로서 수입한 마스터테이프를 복제 재가공하는 경우에만 해당하므로 마스터테이프 내의 애니메이션을 더빙한 후 그대로 틀어서 방영하는 대가는 관세가 부과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2020년 2월 27일선고, 2018두57599) 판결은 수입 영상물을 단순히 국내에 방송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것도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포함될 수 없는 재현권의 사용대가가 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은 재현권은 새로운 유체물을 생산하는 권리만이 아니라 영상물을 방영하는 권리도 포함한다고 최초로 판단한 것이다. 재현권 해석의 국제적 추세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국내 방영 목적의 영상물을 인터넷을 통해 들여올 때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과의 과세균형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타당하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국내 판결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향후 인터넷의 발달로 이미 활발해지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 해외 영상물의 국제교류가 증가해 영상물 수입업계의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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