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유연상 신임 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낮은 경호, 열린 경호, 친근한 경호’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권위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한국식 경호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유 신임 경호처장은 대통령경호실이 공개채용을 시작한 1988년 이후 첫 공채 출신 경호처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임명장 수여식 후 환담을 갖고 “우리 정부의 ‘낮은 경호, 열린 경호, 친근한 경호’를 말뿐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끌어 오신 분이 신임 처장”이라며 “전임 처장의 기조를 이어서 잘해 주실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부 승진으로 공채 출신이 처음으로 경호처장을 맡은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우리 정부가 여유 없이 출범해 전임 주영훈 처장은 임명장 수여 자리도 없었으나 이번에는 자리를 마련해 더욱 뜻이 깊다”면서 “경호처 직원들도 모두 좋아할 것”이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K-경호’의 성과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외부행사를 자주 가지면서 국민들과 격의 없이 접촉하고, 외국 순방 때도 환영 나온 교민들에게 가능하면 가까이 다가가 인사하곤 했는데, 경호하는 분들은 깜짝 놀랄 때가 있었을 것”이라고 공감하면서 “과거엔 경호가 대통령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대통령) 동선에 있는 현장 시민들까지 확대해 모두가 경호 대상이 됐고, (대통령 또한) 국민에게 더 가깝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낮은 경호, 열린 경호, 친근한 경호’를 하려면, 경호하는 사람들은 힘이 두 배, 세 배 들기 마련인데 국민과 더 가깝게 할 수 있게 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경호외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우리의 경호 실력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은 위압적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경호를 해서 외빈들도 한국을 방문하면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간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으로 경호 연수를 받으러 와서 우리의 경호 기법을 전수받고 돌아가는 외국 경호기관도 상당히 많다”면서 “경호 협력에서 출발한 ‘경호외교’가 나중에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확대시키는 데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성공적인 경호외교의 사례로 아랍에미레이트(UAE)와의 관계를 꼽았다. UAE경호처는 우리 경호처가 개설한 ‘국제경호안전교육과정’에 수년에 걸쳐 11차례 참가해 기법을 전수받았다. 또 우리 경호처 직원이 UAE 측의 요청에 따라 현지에서 경호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경호처의 노력과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격려 발언 후 유 신임 경호처장은 “중책을 맡기셔서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전임 처장이 닦아 놓은 ‘낮은 경호, 열린 경호, 친근한 경호’를 후임 처장이 공고화하면서 대통령 내외의 절대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처장은 첫 공채 출신이라는 타이틀과 관련해 “경호처 직원들의 사기가 충천하다”면서 “임무 수행에 한 치의 허점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 처장은 특히 “K-방역이 세계를 선도했듯이 경호 기법 면에서 ‘K-경호’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국민 속에서 책임 있게 경호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임명장 수여식 및 환담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이 배석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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