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가 경기 안성 쉼터 논란에 대해 해명을 내놓은 가운데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안성 부지를 방문한 기록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도 함께 참가해서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전날 윤 당선자 주장과는 배치되는 입장이다.
공동모금회는 19일 정대협의 안성 쉼터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해당 사업부서에서 자체 확인한 바 당시 정대협의 경기 안성 쉼터를 개소식 전에 사전 방문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일 윤 당선자가 한 라디오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내놓은 주장과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었다. 윤 당선자는 “땅값에 건축비를 더해도 7억5,000만원이라는 가격은 어떻게 해도 나오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 운영위원회에서 ‘이것이 좋겠다’라고 미리 다 답사를 해서 그랬고, 우리가 그걸 매입하고 나서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도 함께 참가해서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때도 그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좋다’,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매입하게 됐다”고 답했다.
매입 전인지, 매입 후인지 불분명하게 발언했지만 ‘정대협 측이 미리 다 답사를 했고, 공동모금회와 기부자인 현대중공업이 함께 참여해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내용은 확실히 전한 것이다. 윤 당선자 발언의 맥락에 따라서는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이 건물 매입 과정에서 함께 답사를 했다는 주장으로 읽힐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는 또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 모두가 안성 건물을 “좋다, 마음에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이날 공동모금회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정대협이 2013년 모금회나 현대중공업 측 관계자와 동반해 안성 쉼터를 사전 답사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답사 과정이 없었다면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이 어느 절차에 ‘함께 참가해서’, 무엇을 ‘확인했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정대협의 후신인 정의기억연대는 전날 “부지 선정을 위해 강화도 8곳, 경기 용인 4곳, 경기 안성 5곳을 ‘부동산 관계자들과’ 답사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에는 경기 안성 쉼터 부지를 선정한 뒤 “관련 내용을 송부했다”고만 밝혔다.
서울 마포구로 예정됐던 부지를 변경하는 문제를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도 공동모금회 측과 정대협 측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다. 정의연은 지난 17일 “모금회는 사업이 서울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으며 계속 진행되길 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공동모금회 측 입장은 달랐다. 공동모금회는 이날 서울경제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경기도나 서울 외곽 등 부지 선정 관련한 의견을 먼저 제안한 적은 없었다”며 “안성 부지를 정대협 쪽이 먼저 제안해서 정대협 쪽 의사를 존중해 협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23일 쉼터 매각 계약을 체결한 정의연은 오는 8월17일까지 잔금을 처리한 뒤 4억2,000만원을 공동모금회에 반납할 것으로 보인다. 반납된 기부금은 기부자인 현대중공업과의 협의를 거쳐 새 용처를 찾게 될 전망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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