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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도 안드렸다" 나눔의 집 후원금 어디로…유재석 측 "가슴 아프다"

19일 후원금 집행 문제에 대한 내부 고발이 나온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평화의 소녀상이 서 있다.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알려진 ‘대한 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후원금 집행 논란에 휘말렸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부실 회계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눔의 집’ 후원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19일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해당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김대월 나눔의 집 역사관 학예실장 등 직원 7명은 후원금 대부분이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며 내부 고발에 나섰다.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목적으로 1996년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 설립됐다. 이후 25년째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6명(평균연령 95세)이 생활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보유자금은 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학예회장 등 직원들은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라고 광고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나눔의 집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 치료,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며 “직원들이 할머니들의 간식비나 생필품 구매비용, 심지어 병원비조차도 후원금으로 지불하려 하면 운영진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직원들을 막아 왔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할머니가 드시고 싶어 하는 음식을 사비로 사드렸고, 또 다른 직원은 할머니의 병원비를 내기 위해 현금서비스까지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추운 겨울 할머니들의 난방비조차 지원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한 직원이 사비를 들여 할머니들에게 온수매트를 사드렸다고 전했다.

방송인 유재석씨. /양문숙 기자


연예인들의 후원금도 이들의 동의 없이 생활관 증축 설립에 사용됐다. 특히 유재석, 김동완, 김성령 등 일부 연예인들의 억대 후원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유재석의 경우 그가 위안부 인권센터 건립을 위해 지정기탁한 금액이 동의 없이 생활관 건립에 쓰였다. 나눔의 집 측은 기부자들에게 ‘지정기탁서’를 받았다는 서류를 작성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시청에 제출한 지정기탁서에는 이들의 이름이 없었다.

유재석 소속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유재석씨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저희는 아무것도 써준 게 없다. 어제 다시 확인했다”며 “(유재석씨가) ‘그 일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가슴 아파하신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 측은 이에 “지정기탁서를 받아 처리하는 과정에서 유재석씨와 김동완씨한테는 연락이 되지 않아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정환 변호사는 “후원금은 목적에 구속되는 돈”이라며 “지정후원금은 심지어 ‘이렇게 사용해주세요’라고 하는 것인데, 이를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는 순간 그 자체가 범죄가 된다. 매우 큰 불법행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학예회장 등은 지난 3월 10일 국민신문고에 ‘나눔의 집에서 후원금을 건물 증축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며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나눔의 집에 25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들어왔지만, 할머니들을 위해 쓰인 돈은 6,4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민원의 주요 골자다. 이에 경기도는 이달 13~15일 나눔의 집 법인에 대한 특별지도 점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PD수첩 방송 예고편이 공개된 지난 18일 대한불교조계종은 입장문을 통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일방의 왜곡된 내용”이라며 “나눔의 집은 독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써 종단이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고 나눔의 집 운영과 관련해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19일 후원금 집행 문제에 대한 내부 고발이 나온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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