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이 21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8주 연속 하락했지만 강남에서 낙폭이 더 줄었다. 추격 매수세는 주춤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가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외곽지역과 경기·인천 등의 풍선효과는 지속 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쇼크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집값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본지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값 전망을 조사한 결과 “서울 집값의 경우 낙폭은 줄일 수 있지만 연말까지는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V’자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쇼크가 마무리되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약보합세를 전망했다. 주요 변수로는 ‘코로나 19’를 한 목소리로 꼽았다.
◇ 서울 집값, “반등 기미 없다” = 서울 아파트값이 낙폭을 줄이자 시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조정국면에 진입했을 뿐 반등의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 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며 “추세 변화라기보다는 본격적인 조정기가 온 것으로 봐야 하고, 조정의 시기는 적어도 연말”이라고 봤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역시 “감정원 실거래 지수로 보면 3월 강남 하락 이후 4월에서야 서울이 떨어지는 추세”라며 “상승장은 힘들고 오히려 하락장이 이제 시작되는 게 아닐까 한다”고 분석했다.
반등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의 또 다른 근거는 거래량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고 매수·매도 간 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노도강, 금관구 등 서울 내 덜 오른 지역 역시 강남 등 중심지역 가격의 상승이 제한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 역시 “주택 거래량이 4월부터 줄어 정상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낙폭이 줄었다는 수치에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등을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코로나19 라는 특수성 때문에 하락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마무리 되면 강보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 풍선효과, “상승 폭 제한적” =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상승 폭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가격이 오르는 안산, 평택 등은 가격 급등기에도 장기간 소외 받던 지역”이라며 “경기 남부 지역의 경우 이미 서울 강북 아파트값과 비슷해질 정도로 올랐기 때문에 상승 피로감이 있어 당분간 급등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지방 광역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서 교수는 “지방 부동산은 결국 지역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과거 창원과 울산지역 경제가 좋을 때 부동산이 우세했지만 지금은 부산 해운대구나 대구 수성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약 열기는 더 지속 될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분양가 통제로 인해 새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20% 낮아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져도 분양을 받기만 하면 남는 장사”라며 “게다가 서울의 공급 기대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 수요자들의 구매 욕구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다만 “지역에 따라 미달이 나는 등 청약 시장의 (수도권-지방) 양극화도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흥록·박윤선·양지윤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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