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존 한국에서 유행하던 종류가 아닌 미국과 유럽에서 퍼진 바이러스 형태로 나타났다.
21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이태원을 시작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최소 207명의 환자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해보니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는 C형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초기 중국 우한시에서 나타난 A형을 시작으로 한국 등에서 주로 확산한 B형, 또 다른 변이로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는 C형 등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C형 바이러스는 유럽과 미국 입국자 일부에서만 발견됐을 뿐 집단감염 형태로 확산하지 않았지만 이번 이태원발 유행의 주된 바이러스로 조사됐다. 지금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 신천지 교인 등을 중심으로 국내에 유행한 뒤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다 이태원에서 대규모 확산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번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기존 국내 확산과 별개로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가 방역망을 벗어나 이태원에서 전파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한 C형의 경우 일부 연구에 따라 기존 국내 유행 형태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중증으로 진행할 확률도 높아 더 위험하다는 인식도 있지만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워낙 흔한 일인 만큼 기존 바이러스와 큰 차이점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번 바이러스 분석 결과는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여서 정확한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