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학교 개학이 확대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오는 27일 중학교와 초등학교, 유치원의 등교를 앞두고 있지만 바이러스 공포는 가시지 않은 것이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등교를 시작한 고3 이후 일주일만인 27일 고2와 중3, 초등 1~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하게 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고3 등교 이틀째인 21일 기자회견에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교 일정에 대한 질문에 “27일 등교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지역감염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학교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견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개학 확대 입장과 달리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같은 방역수칙을 스스로 지키기가 쉽지 않은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등교를 더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어려 마스크를 쓰기 싫어하고 한 자리에 계속 있지도 못한다”며 “개학을 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학교에 보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인근에서는 등교 추가 연기 논의도 진행 중이다. 최근 지역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온 서울 양천구의 일부 초등학교는 등교 연기 여부에 대한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관련 학교 관계자는 “학교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일단 학부모님들의 우려를 교육청에 전달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맞벌이 부부들 사이에서는 학교에서 운영되던 긴급돌봄이 종료되면서 오히려 등교하지 않는 날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졌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초등 긴급돌봄을 이용하는 학생은 2만2,675명, 유치원 긴급돌봄을 이용하는 아동은 3만2,763명에 달한다. 한 학부모는 “학교가 정상화 된다 해도 아이가 격주로 등교하게 됐다”며 “등교 안 하는 기간에 아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등교 개학을 추진하면서 고3 이외 다른 학년은 격주나 격일, 주1회 이상 등교 등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각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상황이다. 이 상태로 등교를 하게 되면 돌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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