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선포했던 긴급사태를 48일 만에 모두 해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 열린 코로나19 정부 대책본부 회의에서 도쿄도·사이타마현·가나가와현·지바현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와 홋카이도에 적용되던 코로나19 긴급사태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42개 지역에 선포된 긴급사태를 해제했으며 이날 도쿄 등 5개 지역에 대해서도 긴급사태를 해제함에 따라 일본의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은 모두 종료됐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약 3주 간격으로 감염 상황을 평가해 외출 자제, 행사 제한 등의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사회·경제 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그간의 방식으로는 우리 일이나 삶을 꾸려갈 수 없다.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요구되는 일은 새로운 방식으로 일상의 사회·경제 활동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정체돼 감염 확산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예정보다 빨리 긴급사태를 해제한 것이 일본의 코로나19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감염 확산 상황, 의료 제공 체제, PCR 검사 등 감시 태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급사태 해제를 판단하겠다고 밝혀 왔다.
감염 확산 상황에 관해서는 최근 1주일간 신규 감염자 수 합계가 인구 10만명당 0.5명 이하 정도가 되는 것을 긴급사태 해제 기준으로 제시했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18~24일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도쿄, 지바, 사이타마에서는 0.5명 이하였으나 홋카이도(0.76명)와 가나가와(0.70명)는 0.5명을 넘었다.
일부 지역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긴급사태를 해제한 것은 긴급사태 장기화로 사회·경제적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과 민생의 어려움 등이 자신의 머릿속에 있었다면서도 이를 긴급사태 해제 기준에 포함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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