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 유용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사태와 관련,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날선 비판을 내놨다.
박 의원은 25일 전파를 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윤 당선인이 계속 인터뷰를 하니 의혹이 증폭되고 새로운 것이 된다”고 지적한 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언론 의혹 보도를 본 후 사실을 파악하자고 했으면 윤 당선인을 불러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당시 국세청이나 행정안전부가 조사하기로 되어 있었으니까 (윤 당선인에게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기다리자면서 (민주당이) 관리를 했으면 됐는데, (윤 당선인이 인터뷰를) 다 해놨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이어 “민주당이 선을 그어줬어야 한다. 지금 현재 국민감정하고 민주당이 좀 동떨어져 간다. 주말에 진보적인 목포, 광주 이분들한테 물어봐도 ‘30년 업적은 높이 평가하지만 그런다고 언론에 제기되고 있는 부정에 대해서는 눈감을 수 없다’고 한다”라고 현재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박 의원은 “한 검찰 수사가 빨리 이뤄져서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또 본인이 의원직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어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연의 회계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수요집회 불참을 선언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현 정의연)가 모금을 왜 하는지 모르고 끌려 다녔다”고 밝혔다. 최초 기자회견 후 18일 만의 일이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개최된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부축을 받으며 등장한 이 할머니는 “(공장에 다녀온) 정신대와 위안부는 다르다”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1992년 6월 25일에 (피해자로) 신고를 할 때 윤미향은 간사였다. 교회에 갔더니 (정대협 측에서) 돈을 주는데 무슨 돈인지도 몰랐다”며 “왜 모금을 하는지도 모른채 농구경기 등 모금에 따라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정신대를 위한 기관인데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하냐”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동원돼 고통받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할머니들이 어디 다녀왔는지 (정대협이) 밝혀줘야 하는데 한 번도 할머니를 앉혀서 증언 한 번 받은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이어 “할머니들이 모여서 노는데 (정대협이) ‘어디 갔다 왔느냐’고 묻더니 그 내용으로 1993년부터 책을 팔았다”고 부연했다. 정대협과 정의연이 발간한 증언집이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서술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또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출마에 대해서는 “30년을 같이 했는데 한 마디 말도 없이 (운동을) 팽개쳤다”며 “세계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나오는데 그 사람들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윤 당선자가) 행동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초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윤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건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더니 큰 소리로 당당하게 ‘기자회견을 하라’고 하기에 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할머니가 참석을 요구했던 윤 당선인은 이날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9일 윤 당선인이 대구 중구에서 이 할머니를 만나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사람이 화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이 할머니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대신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수일 내로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내려와”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에 윤 당선인과 있었던 일을 언급하며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주니 윤미향 씨가 들어왔다”며 “너무 놀라서 넘어갈 뻔 했다. 뭐든 갖고 와야 용서를 할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 윤 당선인을 용서할 마음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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