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깡’ 열풍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이었다. 어깨 ‘뽕’을 강조한 옷을 입고 ‘깡’ 뮤직비디오를 고스란히 따라한 여고생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깡’ 뮤직비디오는 최근 1,000만 뷰를 돌파했으며, 하루에 한 번은 ’깡’ 동영상을 봐야 한다는 ‘1일 1깡’과 같은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깡’ 열풍을 일으킨 ‘호박전시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구에 사는 고2 학생인 ‘호박전시현’은 본인이 쏘아 올린 ‘깡’ 열풍에 대해 “많은 이슈가 되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얼떨떨하고 놀랍기만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동영상을 올릴 때만 해도 이런 파급효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평소 비의 뮤직비디오를 많이 보고 춤을 따라 했는데 학교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놀다가 ‘깡’ 춤을 추게 됐다”며 “우연히 친구가 촬영해 유튜브에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의 수많은 노래 중 ‘깡’의 춤을 선택한 이유는 그의 마음에 “너무 쏙 와 닿았기” 때문이다. 영상 속 어깨 ‘뽕’의 정체는 그가 교실에서 입던 수면 바지다. 그는 “인조적으로 만든 어깨로도 비의 어깨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피지컬이 좋으셔서 감탄스러웠다”고 말했다.
수면 바지 넣어서 어깨 '뽕' 만들어 |
인기에 힘입어 ‘호박전시현’ 유튜브 채널에는 ‘깡’ 2절 패러디 영상도 업로드됐다.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효과를 넣은 영상에 대해 그는 “촬영은 주변 지인들이 도와줬고 영상 장소 선정 및 연출은 스스로 기획했다”며 “얼굴 가면을 쓰고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소위 베놈춤이라고 불리는 춤을 추는 장면이 웃음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깡’ 열풍의 이유로 “중독성 있는 음악적 리듬이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꼽으며, “리듬에 세뇌되는 느낌을 받아서 호응이 좋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구들도 ‘깡’을 듣고 저도 가끔 찾아보기도 한다”며 “깡의 인기를 실감할 때는 각종 출연 섭외가 들어올 때”라고 밝혔다.
공대 진학을 생각하는 평범한 학생이던 ‘호박전시현’은 ‘깡’ 열풍을 계기로 유튜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앞으로 유튜브 채널 ‘호박전시현’에 다양한 영상을 업로드 할 예정이다. 현재 구독자 2만 명을 자랑하는 그는 “10만 유튜버가 되고 싶다”며 “영상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틈나는 대로 촬영하여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대스타 비를 만날 수만 있다면 큰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고, 비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잘 생기셨다’입니다. 콜라보를 진행하게 된다면 한 무대에서 함께 ‘깡’ 춤을 춰보고 싶어요.”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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