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 이사장이 29일 기자회견에서 “정의연 소식지 제작 등 과정에서 남편이나 제가 어떠한 이득을 취한 일은 전혀 없다”고 해명한 가운데 2019년도 정의연 소식지 광고란에는 윤 전 이사장 부모의 사진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이사장이 소식지와 가족은 아무 연관이 없다고 해명을 한 것이지만 정작 소식지 광고란에는 가족사진이 실려 있어 윤 전 이사장의 해명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날 2015년부터 소식지 편집 디자인 업체가 윤 전 이사장의 남편이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이었다는 점도 해명되지 않아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모양새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2019년도 정의연 소식지를 입수해 확인해 본 결과 총 24면으로 이뤄진 정의연 소식지 중 22면 광고란에는 윤 전 이사장의 아버지인 윤모씨와 어머니인 김모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려 있다. 해당 광고에는 “축하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해 온 정의기억연대의 29주년 생일을 축하드리며 또한 그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할머니들의 아픔이 치유되고 평생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우리도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글귀 밑에는 ‘2019년 11월 16일 수원시민 김OO·윤OO’라고 적혀있다. 윤씨와 김씨가 윤 전 이사장의 부모라는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채 수원시민을 대표해 1년 동안 배포되는 정의연 소식지 광고란에 실린 것이다. 윤 전 이사장은 서울경제의 수차례 통화시도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윤 전 이사장의 아버지 윤씨는 앞서 안성 쉼터 관리인 논란에도 얽혀있다. 지난 16일 정의연은 시민단체 등을 통해 관리 업무를 하며 윤 전 이사장의 아버지는 관리비와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는 월 120만원을,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는 월 50만원으로, 총 7,58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윤 전 이사장은 부친고용 문제와 관련해 “주택을 빈집으로 관리 없이 놔둘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최소한의 관리 방법을 강구한 끝에 저희 아버지께 부탁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정아버지를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잘못됐다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윤 전 이사장이 정의연 소식지 제작과 관련해 “2019년 정의연은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수원시민신문을 포함하여 4개 업체에 견적을 확인하였고, 당시 최저금액을 제시한 수원시민신문에 소식지 디자인과 편집, 인쇄를 맡긴 것”이라고 설명한 부분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곽상도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발간한 소식지의 편집 디자인 업체와 2018년 정의연 소식지 편집 디자인 업체도 모두 ‘수원시민신문’으로 되어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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