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대통령에게 수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정보국(ABIN)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보낸 일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서는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보고서는 4월 27일부터 5월 13일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모두 47건 950페이지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북부 아마조나스주 내륙지역에서 사회적 격리 조치가 지켜지지 않아 코로나19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는 점이 언급됐다. 또 중환자실의 병상이 부족해 코로나19 환자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진단검사가 충분하지 않아 확진자와 사망자 집계가 실제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말라리아약 사용에 관해 몇 차례 언급했으나 치료 효과가 있다는 표현은 없었다.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사회적 격리를 완화하거나 중단해야 하고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말라리라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말에는 정보국이 코로나19 피해 확산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전달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TV·라디오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활동 금지와 학교 폐쇄 등을 결정한 주지사와 시장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이 커지며 탄핵 추진에 대한 찬성 의견도 꾸준히 늘고 있다. 31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의회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해 반대 50%·찬성 46%로 나왔다. 4%는 무응답이었다. 지난달 27일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반대는 48%에서 2%포인트, 찬성은 45%에서 1%포인트 올라갔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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