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 조성했다던 콩고 ‘나비기금’의 사용처가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비기금이 전달된 콩고의 비영리 기구 ‘레메드’는 콩고 사회 발전 전반을 위한 단체로 여성보다는 아동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비기금 홈페이지 배너도 아동 후원을 위한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정의연은 “링크는 현지 단체의 실수”라며 “여성과 아동지원은 따로 생각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경제가 1일 레메드(REMED)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레메드 파트너로 배너에 홍보된 ‘나비기금’ 링크는 같은 이름의 미국 아동 후원기금으로 연결된다. 미국 ‘나비기금’은 로리&마이클 스터너 부부가 2008년 설립한 위기 아동 후원 단체다. 로리씨는 “아프리카 아동을 후원한 적 있다”고 전했다. 서울경제의 지적에 정의연은 전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 활동가와의 통화를 통해 실수임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정의연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레메드를 ‘여성지원 단체’만으로 과장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정의연은 그동안 레메드를 ‘전시 성폭력 생존자 지원단체’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레메드는 ‘발전을 위한 미디어 단체(Reseau des Medias pour le Developpement)’를 의미하며 민주주의, 평화, 교육, 건강, 정의, 연대 등 사회 전반의 발전을 위해 활동한다.
특히 레메드가 공개한 목표 및 활동 내용을 보면 여성지원보다는 아동지원에 무게를 싣고 있다. 레메드 홈페이지 ‘경험’ 카테고리에는 최근 5년간 이끌어낸 12개 변화 중 아동(enfant)에 대한 내용은 5항목, 여성은 0항목이다.
정의연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이룸 센터에서 개최한 전시 성폭력 추방 주간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했던 보나네 부제소 아킴 레메드 활동가도 당시 ‘나비기금을 통해 레메드에서 지원하는 아이들 20명에게 2학기 학비 지원’ 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정의연은 “성폭력 피해 여성 지원과 전쟁 피해 아이들에 대한 지원은 결코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레메드 홈페이지에 언급된 ‘남한 나비기금’ 활동시기도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정의연은 2015년부터 레메드를 통한 지원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2018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나비기금 콩고 레메드 보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메드 홈페이지에는 “한국여성에 대한 ‘나비기금’과 2015년 5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젠더 폭력 예방과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위한 협력”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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