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위 등 불안에 구매 늘려 |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총기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총기 제작 회사인 스미스앤드웨슨의 주가는 이날 15.1% 오른 13.61달러를 기록했다. 또 다른 총기 제조사인 스텀 루거의 주가도 68.20달러로 9.4%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이날 0.4%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총기 관련 주가가 급등한 셈이다.
이처럼 총기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총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사람들이 뉴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WSJ은 “시위는 평화적인 것에서부터 폭력적인 것까지 다양하다”면서 “일부는 약탈과 전국적인 도시 파괴를 동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도 총기 회사들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물자가 부족해지는 등 사태 악화를 우려한 미국인들이 자위적 방어 차원에서 총기 구매를 대폭 늘렸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간 총기 구매를 위해 필요한 신원조사 건수가 240만 건으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은 이 같은 구매 현상을 ‘공포 기반 매수’라고 표현했다.
스텀 루거 측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 1·4분기 자사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고 발표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크리스토퍼 킬로이 스텀 루거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실적발표에서 “최근 몇 주 간 수요 증가는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진압용품은 영국으로부터 수입 |
영국에선 미국에 수출하는 시위진압용품이 ‘수백만 파운드 규모’라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정부 기록에 따르면 영국은 수백만 파운드 규모의 폭동진압 장비·군중 해산용 가스·고무탄·소형무기를 미국에 판매할 수 있게 수출허가를 내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영국이 미국에 시위진압용품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영리기구인 ‘무기거래반대캠페인’(CAAT)의 시아나 방구라는 인디펜던트에 “미네소타주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행해진 경찰의 끔찍한 폭력을 가능한 한 강하게 비판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할 때 영국산 무기가 쓰이진 않았는지 전면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영국지부의 올리버 필리-스프레이그는 “미국 여러 도시에서 나타난 ‘증거’들을 보면 (시위진압에) 영국산 최루가스나 고무탄이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여겨진다”면서 “영국은 미국 군경의 장비요청을 건건이, 자세하게 살피고 무책임하게 사용할 것이 분명한 곳에는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이 미국에 특정상품 수출을 중단한 전례가 없지는 않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약 10년 전부터 사형에 사용되는 약물을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시위진압용품의 경우에도 정부지침상 국민을 탄압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는 수출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문은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면서 사라진 영국과 유럽 간 무역협정을 미국과 대신 체결하려고 하는 터라 영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반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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