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에 이어 천연가스 가격도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는 급감하는데 생산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라는 동맹체가 있는 원유 시장과 달리 동맹체가 없는 6,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전 세계 가스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으로 유례없는 공급 과잉 상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선 오는 8월께 저장고가 부족한 유럽에서 처음으로 가격이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이어 미국과 아시아 등으로 확산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가스 시장 정보 제공업체 GIE에 따르면 최근 발전과 난방 등에 사용되는 가스의 유럽 저장고 수위는 73%까지 올라갔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인 4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영국은 지난 2017년 센트리카 저장고를 폐쇄해 가스 저장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영국이 가장 먼저 마이너스 가스 가격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영국의 가스 가격은 100만BTU(1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 당 0.99달러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FGE의 에드먼드 시아우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가스 저장고 부족이 세계 가스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이라며 “가스 가격이 계속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이너스 가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업체들이 긴급히 생산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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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4월에는 국제 원유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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