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워싱턴D.C.에 배치한 연방군 병력 일부를 기지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번복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자관은 주지사의 동의 없이 현역 정규군을 투입할 수 있는 ‘폭동진압법’은 발동하지 않기로 밝혔지만 백악관이 이를 정면 부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스퍼 국방장관은 “현역 정규군을 투입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지금은 그런 상황에 처해 있지 않다.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싱턴D.C.에서 있었던 블랙호크기의 저공비행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반면 케일리 매커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사용할 것”이라며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현재까지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며 “대통령이 신뢰를 잃으면 여러분이 제일 먼저 알게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미 언론에서는 경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에스퍼 장관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핵심 참모들도 에스퍼 장관이 장악력이 약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확실히 편들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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