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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서로 충돌하지 않는 이유는?

■[책꽂이-플레인 센스]

김동현 지음, 웨일북 펴냄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됐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도 비행기에 몸을 싣고 세계 곳곳으로 떠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숱하게 비행기를 탄 사람들 가운데 비행기나 비행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비행기는 가장 빠르고 거대한 이동 수단일 뿐이지만, 비행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신간 ‘플레인 센스’는 총 비행시간 1만 시간이 넘는 수석 기장이 쓴 책이다. 1세대 에어라인 조종사들과 비행을 시작하며 온갖 항공 사건의 뒷이야기를 접한 저자는 이 한 권의 책에 비행기와 비행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그가 수만 시간의 운항과 항공 당국의 공식 사고조사보고서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비행을 탐구한 내용이 책에 온전히 녹아 있다.

책에는 다양한 비행기 관련 사건·사고부터 시작해 ‘순항고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을까?’ ‘비행기가 공중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보잉과 에어버스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등 비행 속 역사와 과학에 대한 이야기까지 풍성하게 담겨있다. 조종사의 눈에서 쓴 만큼 비행에서 조종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끔 한다. 저자는 “조종사는 GPS의 안내에 따라 비행기의 자동 장치를 조작하는 오퍼레이터가 아니다” 라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우연성을 상대로 승객의 절대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행기 납치를 뜻하는 ‘하이재킹’과 관련된 전 세계 사건들을 다룬 첫 장은 마치 실제 현장을 보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1969년 승객으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이 시도한 우리나라 최초의 하이재킹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던 28세 일본 청년에게 비행 중인 기장이 살해당할 뻔한 사건, 2001년 뉴욕에서 두 대의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한 미국 9·11테러까지 다양한 사건을 소개한다.

책을 읽다 보면 비행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이렇게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저자는 “비행기와 조종사 운항 시스템과 탑승 절차 등 그 모든 항공 지식은 그 사회의 철학적,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해할 때 비로소 온전한 자기 것이 된다”며 “책을 통해 그동안 독자들이 항공 여행 중 이따금 겪었던 지루한 순간들이 의미 있고 흥미로운 경험들로 바뀌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1만8,5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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