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 구성 협상 마감시간이 하루 남은 가운데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역대급 압승으로 상임위원장 후보 대상만 22명에 달해 물밑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 간 협상의 핵심으로 떠오른 법제사법위원장 후보로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첫손에 꼽힌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19·20대 국회에서 법사위 위원과 간사를 지냈으며 20대 국회에서는 사법개혁특위 간사도 맡았다. 당내 경쟁자는 비교적 덜한 편이지만 야당 몫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본인도 1순위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가장 많은 의원이 선호하는 상임위인 국토위원회는 윤관석 의원과 윤후덕 의원이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국토위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따내기가 수월해 지역구 관리에 이점이 있는 만큼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역시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으로는 윤호중 의원과 박광온 의원이 거론된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핵심 경제부처 및 공공기관을 소관으로 하는 기재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을 맞이해 경제정책을 뒷받침하는 등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부각되는 곳이다. 4선인데도 이례적으로 아직 상임위원장을 경험하지 못한 윤호중 의원이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무위원장 후보로는 이학영(3선·경기 군포) 의원이 거론된다. 19대 국회부터 정무위에서 활동해온 이학영 의원은 민주당 3선 의원 중 최고령이고 본인의 의지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또 다른 후보군인 전해철 의원은 나이가 이학영 의원보다 어리고 본인 역시 정무위를 1순위로는 희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태년 원내대표가 전체 상임위원장 몫 중 30%를 여성에게 할당한다고 공언해 김영주 의원이 차지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외에도 민주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임위는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등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사위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 워낙 확고해 야당에 국토위·산자위 등 알짜 상임위를 통으로 넘겨주는 협상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며 “3선 의원은 물론이고 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희망 상임위에서 위원장이나 간사를 맡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통위원장은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다 포기한 송영길(5선) 의원이 유력하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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